오늘 쥬니어가 걷기 시작했다.
두어달 전부터 한발자국 내딛고 털썩 주저앉더니 여태까지 그러다가
오늘 우연히(?) 일곱 걸음을 무사히 걷고 나더니
자신도 대견했던지 흥분해서 씨익 한 번 웃어주고
스스로 걸음을 걸어보기 시작하는데
대략 5미터 정도까지도 안 넘어지고 걷기에 성공하기도 한다.
그리고서는 30분 정도 신나게 집안을 돌아다니며 걷기 연습을 했다.
내 이럴 줄 진작에 알았더라는...
처음 걸을 때 엄청 걸을 거라 짐작하고 있었는데 정말 그렇다.
내가 보기엔 한참 전부터 진작에 걸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도 한참을 서서 물도 마시고 장난도 치고 춤도 추는데
걷는 것은 엄청 주저하더란 말이지.
쥬니어 자신이 자신감이 생기기 전까지는 그저 조심 또 조심이다.
우리 주니어, 태어날때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유전 때문인지
하여간 겁이 참 많고 조심성이 많다.
쥬니어가 서랍이나 부엌 찬장을 가끔씩 열어 볼 때가 있는데
처음부터 물건들을 마구 꺼내는 게 아니라
물건들을 조심스럽게 한 번씩 쓰다듬듯이 만져보고 정탐을 좀 해 본 후에
꺼내든지 가만 두든지 뭘 해도 한다는...
막 기어다니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관찰된 재밌는 행동 중 하나.
우리 침대(당연히 옆막음이 없음)에 같이 눕거나 엎드려 놀 때
침대 가장자리로 가게 되면 갑자기 몸을 낮추고 바짝 엎드려서
침대 모서리 바깥으로 눈까지만 내밀고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
침대에서 떨어지면 위험하다는 건 어찌 아는 건지
몸을 낮추면 덜 위험하다는 건 어찌 아는 건지.
계단 내려갈 때나 엘리베이터 탈 때 몸 움찔거리는 것도 오래까지 그랬고.
놀이방 선생들도 그런 얘기를 하는데,
새로운 과제, 예를 들어 의자에 올라가기/내려오기, 다락에 올라가기/내려오기 등등,이 있으면
실제로 해 보지는 않고 계속 해 보는 척 하기만 하고 궁리만 하다가
한참이 지난 어느날 갑자기 첫번째 시도에 그냥 성공한다는...
전에도 한 번 얘기한 적이 있지만,
나와 아내가 일하는 컴퓨터방에 와서 온갖 물건들을 다 만져보던 시절에
방을 비워두고 문을 열어 두었는데도 문 앞에서 방 안에 누가 있나 확인해보고
아무도 없으면 안 들어가더란 말이지.
동네사람들, 의사, 놀이방 선생들 모두 다 신기하다고들 하고
대체 왜 그러나 싶었는데,
아무도 없으면 자기를 보호해 줄 사람이 없어서 그런듯.
집에서나 놀이방에서나 어른들이 없으면 그곳으로는 잘 안 간다는...
요맘때의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요새는 별 걸 다 무서워한다는...
나뭇가지도 무서워 하고,
다이슨 청소기가 무서워서 그게 보관되어 있는 엄마 옷장은 신성불가침의 구역으로 간주하고,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식기세척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나면 깜짝 놀라 아빠의 품 속으로...
활발하고 씩씩한 스타일의 쥬니어를 원했던 아빠의 바램은 아마도 물건너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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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쥬니어 걷기 시작했어요? 와우 대단.....!!!
2010/02/17 09:05 [ ADDR : EDIT/ DEL : REPLY ]제딸은..-_- 이제 6개월이긴한데.. 뒤집는거 무지 싫어해요 그래서 안뒤집어요 -_-;;
좋아하는것은 밤에 안자고 버티기...ㅠㅠ
애들이 다 개성이 있나 봐요. 레베쥬니어는 그 무렵에 눈만 뜨면 뒤집겠다고 '얍~ 야압~' 기합을 넣으면서 하루종일 연습하더라구요. 그 소리랑 잘 안 될때 엉엉거리는 울음소리 때문에 노이로제 걸릴뻔.
2010/02/18 10:00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