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횡설수설2007/11/01 21:00

문국현의 언론 탓 : 정치의 속살 : 칼럼 : 한겨레21

최성진 기자 말대로 나 역시
"밑도 끝도 없이 정치나 언론 탓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하지만, 이런 황당한 기사를 보면 지지후보 여부를 떠나서
한국 언론계의 현실에 가슴이 더 답답해진다.
역시 최기자도 기자라서 "언론탓"에는 그렇게 쉽게 분노하는 것인지...

첫째, 나름 통계랍시고 내민 자료가 너무 부실하다.
한마디로 "통계조사의 0번째 단계는 원하는 결론을 설정하는 것"이라는 경구를
훌륭하게 실천에 옮긴 경우라 하겠다.
문후보에게 가장  무관심한 척 할 가능성이 높은 조선,중앙 일보는 제외하고,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 같은 인터넷 매체는 포함이라?
게다가 진짜 코미디는 이명박, 정동영 후보는 통계에서 제외했다는 것.
문 후보 측의 주장이 권후보나 이인제 후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언론에 죽어라 노출되는 이명박, 정동영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것이 뻔한데,
그 둘은 아예 조사대상에서 빼고, 권후보와 이인제 후보만 통계를 내고 나서,
"권후보와 이인제 후보보다는 많이 보도되었구만. 왜 그리 엄살이야?" 하고 호통치니
정말 코미디라 아니할 수 없다.

둘째, "언론만 주목해주면 지지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는 주장이 최기자는 매우 못마땅한가 본데,
내가 보기에는 인지도가 아직 30% 정도에 머물러 있던 문국현 후보의 경우에는 꼭 틀린 주장이라 하기 어렵다.
적어도 "언론이 주목해주면 지지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는 주장은 문후보의 경우 사실에 가까웠다.
이인제, 권영길 후보처럼 이미 거의 전 국민에게 인지도가 있지만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후보들이 그렇게 주장한다면
나라도 "왠 언론탓?"이라 반문하겠지만, 
지금 인지도 30% 정도에 지지도 10%의 후보인 경우에는 충분히
"언론에 보다 많이 보도되어 인지도를 높이면 훨씬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 말 할 수 있다.
(물론 인지도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문후보가 출마선언이 늦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만" 이 아니라 "언론이 주목해주면 지지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 내가 얘기하는 것이다.)
즉, 문후보의 지금까지의 인지도,지지율 추이를 보면
일단 경력이나 정책을 알게 되면 호감을 갖게 되는 확률이 매우 큰 후보라는 것이다.
(물론, 계속 3:1의 비율을 유지할 수는 없다.
 왜냐면, 그 30%의 문국현 인지 그룹은 비교적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고,
 그런 사람들에게 문후보가 더 인기가 많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인지도 대비 호감도 확률이 타 후보에 비해 매우 높을 것이라는 건 어느정도 짐작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문후보 측은 언론의 노출이 부족하다고 얘기하는 것일 것이고,
그것이 문 후보 측의 이해관계가 개입된 발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틀린 말도,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말도 아니다.
틀린말도 아닌데 저런식으로 기사를 써서 공격하는 것은
오히려 기자의 의도나 선입견이 들어가 있다고 밖에 생각이 안 된다.

최기자나 언론 측에서 내세울 만한 논리로는
언론에서 여당과 거대야당의 후보에게 촛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변명은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후보나 이인제, 권영길 후보 등에 대한 언론의 무시가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정말 '기자스러운' 논술 방법일 것이다.

게다가 기사 맨 마지막 문단을 보니 최기자가 어지간히 몸이 달았나 보다.
"혹시 범여권 선두권 주자의 낙마나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직후의 내분을 기다렸다고 한다면,
전략을 수정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통합신당에서 ’후보단일화’를 외치며 이탈할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제목이나 다른 문단과 연결고리가 약한 주장을  기어이 덧붙여서
자신의 예단을 드러내고 말았으니 말이다.

여보시오, 한겨레신문 최성진 기자. 이거 너무너무 조선일보스럽지 않소?


ps.
나는 문국현의 지지율이 "언론만 주목하면"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고 동의해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다만, 문후보 캠프가 저런 발언이나 관점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저런 악의적인 기사를 쓰도록 하는 구실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쓴 글일 뿐이다.

요새 한겨레 기자들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젠 조중동 못들어간 2류기자들이 들어가서 밥벌이 해먹고 사는 보통 직장이 된건가?

관련글: 2007/05/20 - 기술유출? 기사 제대로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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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yv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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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본문 글을 읽기 전에 기사를 먼저 보는데 비교 대상이 정말 엉뚱하더군요..이명박, 정동영 후보는 쏙 빼고 권영길, 이인제 후보와의 비교만 올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의아했습니다.

    꼭 살아가면서 높은 곳만 보며 바둥바둥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보다 더 못한 사람들을 보면서 살아라고 하는 기득권 세력의 말을 듣는듯 한 기분입니다.

    2007/11/01 22:38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런 식으로 기사를 써대면 좀 어이가 없죠. 그냥 "너 한 번 맛 좀 봐라"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2007/11/02 09:27 [ ADDR : EDIT/ DEL ]
  2. "언론의 속살"을 살짝 들춰주셨군요..

    2007/11/05 16:29 [ ADDR : EDIT/ DEL : REPLY ]
    • 요새 언론이 속살이라고 할 게 있기나 하나요? 부끄러운줄 모르고 본색을 드러내며 마구 벗어젖히는 것 같은데요... -.-

      2007/11/05 17:23 [ ADDR : EDIT/ DEL ]
  3. 한겨레가 좋은 기사도 많이 쓰긴 하지만, 때때로 통계 가지고 장난치는 수준이 조선일보 이상일 때가 있어요. 한국에서 그나마 흠잡을 곳 적은 신문은 경향신문 정도 뿐인 것 같습니다..

    첫 인사라 덧글을 좀 더 길게 쓰고 싶은데 블로그에 가슴 뛰게 하는 글이 너무 많아서 이만 마무리하고 얼른 읽어야겠어요..-_-;; 저랑 전공도 비슷하신 것 같아 무척 반갑습니다.. 많이 배워갈께요..ㅎㅎ

    2007/11/05 19:20 [ ADDR : EDIT/ DEL : REPLY ]
    • 예전에 여론조사 응답률에 관한 다른 블로그 포스팅에 저희가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단 적이 있죠? 그 때 님의 아이디가 '국가대표 선수급' 아이디라서 기억을 하고 있었습니다. ^^ 저도 배우러 자주 가겠습니다.

      2007/11/06 01:16 [ ADDR : EDIT/ DEL ]
  4. 한겨례가 나이를 먹더니 변하려는 것 같습니다.

    2007/12/06 21:47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