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횡설수설2007/11/07 22:58

"자녀가 '마르크스'공부한다고 겁낼필요 없어요" - 조선일보

서울대 경제학부 김수행 교수님이 정년퇴임하신다고 한다.

은퇴를 앞둔 심정을 묻자, 이렇게 답하신다.
"마음이 편치 못하다.
 내가 떠나면 서울대 경제학부의 구도가 32대1에서 33대0이 되는 셈인데, 이건 심각한 문제다.
 자본주의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경제학도 있고, 폐해를 지적하는 경제학도 있어야 한다."

나도 이 분의 자본론 수업을 들었었는데, 그 해 시험문제가 참 재미있었다.
"현실사회주의가 실패한 지금은 사회주의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
  그 용어가 대중에게 주는 부정적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새로운 용어를 제안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
나중에 흥미있던 답들을 몇 개 소개하셨는데,
가장 기상천외한 답은 "하나님세상"이었다.
하나님의 뜻이 제대로 구현되면 그것이 곧 사회주의라는 것이다. :-)

공대 수업과는 달리 기말에 수업 종강파티를 (학교 근처 호프에서) 하는 것도 참 신선했고...

학계에서는 비주류이셨지만 사회대 학장까지 하신 분이니 나름 정치력도 있는 분 같았고...

안정된 직장 때려치고 맑스경제학을 공부하겠다고 나선 철없는 가장을 끝까지 밀어준
사모님께서 가장 큰 소원이라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유물론자이시지만 교회를 나가신다고 하셨었다.

마르크스주의가 철학,역사학,경제학,정치학 등 인문사회과학에 미친 영향은 이루 말할수 없이 크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우리 나라는 마찬가지지만)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색안경이 여전해서,
아내가 수업시간에 20세기 후반 교육학을 풍미했던 social constructivism도
뿌리를 따지고 보면 마르크스주의라 했더니
다들 "아냐, social constructivism의 선구자였던 비고츠키가 러시아 사람이긴 하지만...
설마 마르크스주의였을리가 있어? 그럴리가..." 라는 반응이었다 한다. ㅋㅋㅋ


ps. 이런 일에 신경쓸만한 기자 풀을 가질수 있는 신문사가 슬프게도 역시 조선일보다. -.-;;

ps2. 아내 왈 social constructivism은 비고츠키의 activity theory와 피아제의 constructivism을
미국에서 햄버거식 버젼으로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Rainyvale

TRACKBACK http://rainyvale.puppynbunny.com/trackback/178 관련글 쓰기

  1. 33 대 0!  삭제

    2007/11/12 06:24TRACKBACK FROM Eschermania

    김수행 교수가 퇴임하신다. 이로써 서울대 경제학부에 주류경제학자 대 마르크스주의경제학자 비율이 32 대 1에서 33 대 0이 되는 현실도 심각하지만, 김수행 교수 퇴임 인터뷰가 '조선일보'에 크게 실리는 것도 정말 문제다. 이봐, 다른 신문 기자들, 당신들 정말 대학 다닐 때 '자본론' 한 번도 안펼쳐본거야, 아니면 생각하기도 싫은 과거라고 여기는거야? -_-ㅋ [조선일보]서울대엔 이제 마르크스가 없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그러게요..특이하게 조선일보네요..-_-;;
    rainyvale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용~~

    2007/11/08 16:42 [ ADDR : EDIT/ DEL : REPLY ]
    • 이제 서울대에서도 맑스주의는 끝이래쟎아! 라는 의미일수도 있겠죠. -.-;;

      2007/11/08 16:48 [ ADDR : EDIT/ DEL ]
  2. ps.가 더 가슴이 아프구만. -_-;;;

    2007/11/08 16:43 [ ADDR : EDIT/ DEL : REPLY ]
    • 이젠 학문도 예술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세상이라니깐.

      2007/11/08 16:50 [ ADDR : EDIT/ DEL ]
  3. Vygotsky의 Zone of Proximal Developemnt, social constuctivism을 이야기할때 Marxism을 빼고 이야기할수가 없습니다. 원래 비고스키의 이론이 마르시즘에 기반을 두고 있기때문이죠.
    현재 Social cultural theory관련 학자인 Lantolf, Kinginger, Joan Kelly Hall같은경우에는 마르시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애기많이하죠~ 저도 비고스키관련해서 논문을 쓰는중에 있어서 마르시즘에 대해서 다시 볼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미국보다도 더 색안경을 끼고 마르시즘을 바라보는것은 한국이기도 하지요. (나쁜애기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사회주의에 근반을 두었다고 하니 아무래도 민감한 국제 사회에 조심할수 빡에 없는 상황이 아닐까란 생각도 합니다.^^) 랜톨프의 경우 (80년대에 죽어있던 비고스키주의를 일으킨 분이시기도 하지요^^) 당시는 미국의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던 마르시즘과 비고스키를 공부하기위해서 당시 서러시아와 서독을 가서 공부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것은 그때 당시도 비고스키를 공부하는것은 괜찮은데 마르시즘을 공부하는 것은 여전히 서로 쉬쉬하는 상황이엿따고 하지요~^^ 재미있겟도 비고스키를 공부할수록 마르시즘을 안볼수 없는 상황이 되는것 같아요~ 저도 아직 공부하는 중이라 더 자세히 말하고싶은데,
    밤도 늦고 말도 짧아 여기 줄일께요^^, 지나가다가 비고스키 관련 애기를 보고 문득 생각나서 몇자 적어봐용^^ 결국 미국도 마르시즘에 대한 시각이 많이 변했긴했지만 여전히 -ㅅ- 안바뀐곳도 많으니깐요 미국 워낙 크자나요..--;;

    2008/03/31 03:09 [ ADDR : EDIT/ DEL : REPLY ]
    • 게임과 ZPD에 대해서 쓰신 블로그 글을 보았는데요,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문외한입니다만... ^^)

      미국에서도 이런저런 금기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있긴 있는 것 같습니다. 반유대주의, 맑시즘 이런 거 말이죠...

      대학 다닐 때 참 웃기는 일이, 학교에서는 자본론을 강의교재로 썼는데, 친구 시국사건 재판에 방청가보니 자본론을 집에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공소사실에 들어가더군요. -.-

      2008/04/01 16:23 [ ADDR : EDIT/ DEL ]
    • 헐 그런일이 있었군요
      요새 교경제쪽에서는 잘 모루겠지만,
      교육학에서는 비고스키의 이론이 대세거든요
      피아제의 이론과 촘스키의 이론이 저물어가면서
      요새는 비고스키애기 많이 하다보니
      당연히 마르시즘에 관련된 사항도 재해석되면서
      좋게 받아들여지는 지역이 늘어나는 추세인것같아요
      그래봤자..-ㅅ-...
      전 동부에 한해서만 말씀드립니다 ㅎㅎㅎㅎ

      그보다...-ㅅ- 학부때 재판에서 그런일이있엇다면..
      이거야원..-_-;;;

      2008/04/02 07:00 [ ADDR : EDIT/ DEL ]
    • 그러고 보면 맑스가 참 대단하기도 하다는... ^^

      2008/04/02 10:12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