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다니던 시절(2003.01.12 )에 **동호회에 쓴 글을 옮겨왔습니다.

제 지도교수들이랑 같이 모니터 앞에 앉아서 논문 고친적이 꽤 되는데
그러면서 많은 얘기들을 들어서 그것들을 한번 정리해 봤는데요.
저도 다른사람들 논문을 심사해 보면서 교수들 말에 많이 공감하게 되더군요.

더 보충할 내용이나 다르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면 답글 적어주세요. ^^

이공계, 특히 실험보다는 수학,이론,알고리즘 관련 분야에서의 논문쓸때 염두에 둘 사항들...
(아마도 다른 분야에서도 비슷하리라 봅니다만...)
  1.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써라. 아이디어는 항상 발전한다.
  2. 극도로 명확하지 않은 내용은 아예 쓰지 말라.
  3. 명확성과 아름다움이 충돌할 때는 항상 명확성을 선택하라.
  4. 내용을 절제하라.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면 난해한 논문이 되기 쉽다.
  5. 독자가 최소한의 배경지식만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라.
  6. 최대한 앞부분을 쉽고 평이하게 쓰라. 상당수의 독자는 앞부분만을 읽는다는 것을 유의하라.
  7. 서론은 예술이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참고문헌 인용 하나하나가 특정한 의미를 함축하고 전체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라.
  8. 직관은 최대한 배제하고 논리에 의존하라. 직관적인 설명은 speculation의 위험이 있다.
  9. 참고문헌을 인용할때는 자신의 논문이 어떤 맥락에서 그 연장선에 있는지, 차별점이 무엇인지를 단 한문장으로 요약할만큼 명확히 이해한 후에, 논문에 실제 기술할 문장을 작성하기 시작하라.
  10. 다른 사람의 접근방법을 비판할때는 최대한 간략히 하라. 긴 비판은 옳고 그르고를 떠나 반발하고 싶은 심리를 불러 일으킨다.
  11. 용어,기호들은 최대한 명확히 정의한 후에 사용하라.
  12. 문장이 암시적으로 내포하는 의미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하라.
  13. 데이터는 해석보다는 단순설명에 주력하라.
  14. 거짓데이터 뿐만 아니라 부정확한 설명, 심지어 오해가능한 설명도 학문적 사기임을 명심하라.
  15. (특히 native speaker가 아닌 경우에는) 단순한 문장구조를 택하라.
  16. 논문을 제출한 후에는 (틀린 내용이 아니라면) 리뷰어의 요구사항이 아니라면 수정하지 말라. 요구받지 않은 수정은 리뷰어를 혼란시키고, 수정의 욕구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17. 리뷰어와의 논쟁을 피하라.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심리학적으로 불리하다.
  18. 리뷰어의 요구사항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들어주라.

가장 중요한 걸 빼먹었당.
     0. 많은 편수의 논문을 쓰려 하지 마라. 논문쓰기는 지루하고 고통스럽고 덜 생산적인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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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MCEscher 2006/08/25 18: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0.번, 공감 이만 프로! ^^

    • BlogIcon Rainyvale 2006/08/25 22: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난 아마 미국 기준으로는 비교적 다작에 속할 것 같은데, 한국 기준으로는 아닐듯 싶어... 울 교수의 저 0번 원칙이 상당히 아픔이었지... 요새 한국은 SCI편수가 중요하다며...

      여기서 주의할점... 0번을 질높은 논문을 쓰겠다는 다짐용으로 써야지, 논문 적게 쓰겠다는 핑계용으로 쓰면 안 되겠지? ^^ 너만 주의하라는게 아니고... ^^ 나부터 다짐!

  2. 현숙 2006/08/26 14: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상앞에 붙여두고, 저도 논문좀 써봐야 겠어요.

  3. Mountain View 2006/08/28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aha. I think this list can be applied to all technical writing. Clear and concise.

  4. BlogIcon Rainyvale 2006/09/05 2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EEE Spectrum의 "What's up, Postdoc?"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젊은교수들이 테뉴어를 받기 위해서는 논문을 써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는 내용에 덧붙여진 Gill Pratt(Franklin W. Olin College of Engineering의 ECE 부교수)의 단칼정리다.
    "A lot of publication occurs not because you have a great new idea but because you have an idea in your head that I need so many publications."

  5. 최길주 2007/02/04 0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잘 써진 글입니다. 허락없이 퍼갑니다.

  6. BlogIcon 꽁이 2007/03/03 2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직 학부생이라 논문 쓴 경험은 없지만, 나중에 논문을 이렇게 써야지 하고 생각하던 것들이 사실은 피해야 할 것들이란 걸 알았네요. 다작 해야지 하던 생각과, 아름답게 써야지 하는 생각들은 일침을 맞은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BlogIcon Rainyvale 2007/03/04 1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도움이 되었다면 제가 오히려 감사하죠.

      논문 쓸때도 그렇고 프리젠테이션할때도 그렇고 사진을 찍을때도 그렇고 더하기보다는 덜어내기가 더 중요하고 어려운 것 같네요. 그래서 물론 더 고통스러운 작업인것 같아요. ^^

  7. gladtosee@naver.com 2007/12/09 2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

  8. BlogIcon sepial 2008/07/15 0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갑자기 영국 중등학교 통과시험 국어 과외를 하게 되어 이런 저런 자료를 찾다가 오게 되었습니다. 꼭 논문 뿐민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논리적인 사고를 전개하기 위해 생각해 볼 내용같아요.
    피드 등록도 하고 갑니다. ^^

    • BlogIcon Rainyvale 2008/07/15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영국 중등학교 통과시험 과외요? ^^ 영국은 글쓰기 공부를 아주 열심히 시킨다고 들었는데... 재미도 있고 힘들기도 하고 그러겠네요.
      저도 자주 님 블로그에 구경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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