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전략 면에서는 악수가 될지 묘수가 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오바마의 이번 연설 자체는 정말 감동이라 아니할 수 없다.

미국의 인종문제나 우리나라의 지역문제는
그 뿌리가 너무나 깊고 정치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재하는 그 문제를 제기하는 것마저 되려 인종주의네 지역주의네 비난하며
있는 것을 없다고만 하고 넘어가자고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생각에는,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런 차별의 수혜자이거나
 정상적인 정보수집 또는 논리판단능력이 좀 부족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
내가 눈만 감으면 세상에는 빛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이다.

좋은게 좋은 것이니 그냥 넘어가자,
시끄러운 것은 싫으니 그냥 넘어가자,
혹은 '경제를 살려야 하니' 이런 것들은 그냥 넘어가자는 패배주의적 유혹에 물들기 쉬운데...
문제의 역사적 맥락을 살필 줄 알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보다 나은 미래를 가져다 준다는 것을 설득할 줄 알며
그런 대담한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리더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그들이 부럽다.

그의 연설은 그 핵심 주제 뿐만 아니라
강약의 조절, 사적인 경험과 공적인 문제의 연결,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연결, 인종 문제와 다른 사회문제와의 연결 등
그 전달 방식에서도 정말 훌륭하다.

자칫하면 화살이 거꾸로 자신에게 돌아올 문제,
잘하면 10원 이득, 잘못하면 10억 손해인 문제를
저렇게 호소력 있고 당당하게 정리한 오바마에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장 감명깊고 호소력 있는 구절은 역시 그의 인생사 자체에서 나온다. 노무현의 재임 중의 잘잘못과 능력/무능력을 떠나 당선 그 자체가 바로 그의 지대한 업적이었던 것처럼 오바마가 만일 당선된다면 당선 그 자체가 엄청난 업적이 될 것이다.
  • I am the son of a black man from Kenya and a white woman from Kansas. I was raised with the help of a white grandfather who survived a Depression to serve in Patton's Army during World War II and a white grandmother who worked on a bomber assembly line at Fort Leavenworth while he was overseas. I've gone to some of the best schools in America and lived in one of the world's poorest nations. I am married to a black American who carries within her the blood of slaves and slaveowners - an inheritance we pass on to our two precious daughters. I have brothers, sisters, nieces, nephews, uncles and cousins, of every race and every hue, scattered across three continents, and for as long as I live, I will never forget that in no other country on Earth is my story even possible.
특히, 자신을 키워 주면서 온갖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었지만 길가의 흑인이 무섭다고 고백하고 인종차별적 언사를 입에 담아 오바마를 움츠리게 하게 하는 인종주의적 가해자의 일면도 가지고 있던 그의 백인 할머니에 대한 고백은 바로 미국의 '보통'백인의 자화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여기서... 일본의 식민지배의 정당성을 굳이 찾으려 애쓸 정성은 갖고 있으나 덜영남정권의 지난 10년에는 균형의식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찾으려 하지 않는 꼴통 지역주의자들을 지지하시는, 하지만 자식들에게는 자상하시고 헌신적이신 영남 지역 어르신들의 모습이 오버랩... 아울러, 문제를 역사적 현실적 맥락에서 구체적으로 제대로 이해하려 하지 않고 "둘 다 나빠 나빠~~" 하며 짐짓 균형잡힌 척 위선을 떠는 타지역 사람들의 모습도 오버랩... -.-;;)
  • I can no more disown him (목사) than I can disown the black community. I can no more disown him than I can my white grandmother - a woman who helped raise me, a woman who sacrificed again and again for me, a woman who loves me as much as she loves anything in this world, but a woman who once confessed her fear of black men who passed by her on the street, and who on more than one occasion has uttered racial or ethnic stereotypes that made me cringe.

그리고, 멋진 구절 몇 군데 더...
  • This is not to say that race has not been an issue in the campaign. At various stages in the campaign, some commentators have deemed me either "too black" or "not black enough."
  • But the truth is, that isn't all that I know of the man. The man I met more than twenty years ago is a man who helped introduce me to my Christian faith, a man who spoke to me about our obligations to love one another; to care for the sick and lift up the poor. He is a man who served his country as a U.S. Marine; who has studied and lectured at some of the finest universities and seminaries in the country, and who for over thirty years led a church that serves the community by doing God's work here on Earth - by housing the homeless, ministering to the needy, providing day care services and scholarships and prison ministries, and reaching out to those suffering from HIV/AIDS.
  • The fact is that the comments that have been made and the issues that have surfaced over the last few weeks reflect the complexities of race in this country that we've never really worked through - a part of our union that we have yet to perfect. And if we walk away now, if we simply retreat into our respective corners, we will never be able to come together and solve challenges like health care, or education, or the need to find good jobs for every American.
  • Understanding this reality requires a reminder of how we arrived at this point. As William Faulkner once wrote, "The past isn't dead and buried. In fact, it isn't even past." We do not need to recite here the history of racial injustice in this country. But we do need to remind ourselves that so many of the disparities that exist in the African-American community today can be directly traced to inequalities passed on from an earlier generation that suffered under the brutal legacy of slavery and Jim Crow.
  • This is where we are right now. It's a racial stalemate we've been stuck in for years. Contrary to the claims of some of my critics, black and white, I have never been so naïve as to believe that we can get beyond our racial divisions in a single election cycle, or with a single candidacy - particularly a candidacy as imperfect as my own.
    But I have asserted a firm conviction - a conviction rooted in my faith in God and my faith in the American people - that working together we can move beyond some of our old racial wounds, and that in fact we have no choice is we are to continue on the path of a more perfect union.
  • In the white community, the path to a more perfect union means acknowledging that what ails the African-American community does not just exist in the minds of black people; that the legacy of discrimination - and current incidents of discrimination, while less overt than in the past - are real and must be addressed. Not just with words, but with deeds - by investing in our schools and our communities; by enforcing our civil rights laws and ensuring fairness in our criminal justice system; by providing this generation with ladders of opportunity that were unavailable for previous generations. It requires all Americans to realize that your dreams do not have to come at the expense of my dreams; that investing in the health, welfare, and education of black and brown and white children will ultimately help all of America prosper.



    연설문 전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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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yv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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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오바마의 인종문제 연설과 Ubilical Union

    Tracked from 암흑의마법에서정의의칼로 2008/03/20 18:53  삭제

    Virtue의 Origin과 Ultima는 무엇인가? 3. 18.자 버락 오바마 후보의 미국의 인종문제에 관한 연설 속에 그 실마리가 담겨져 있다. 버락 오바마의 Race Speech 연설 영상과 연설문 전문은 아래 링크 참조. http://www.huffingtonpost.com/2008/03/18/obama-race-speech-read-t_n_92077.html 연설의 첫 문장은 "We the people, in order to form a m..

  2. Subject: 오바마의 용기는 손해보는 장사로 그칠까?

    Tracked from 우모(雨茅) story 2008/03/20 20:14  삭제

    미국에서는 인종에 관한 이야기가 상당히 금기시 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쪽에서는 흑인 정치인이 흑백갈등에 대해 불평을 하는 순간 백인의 표가 우수수 떨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럽죠. 저도 어학연수할 때 1950년대 흑백갈등을 그린 소설을 강독한 적이 있는데요.(아... 책 제목이 갑자기 생각안나네요. 무척 감동적인 실화였는데... -.-;;) 그때 선생님의 행동이 기억에 남습니다. 책에 나와 있는 Negro라는 단어도 읽기 꺼려하더군요. 그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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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불멸의 사학도 2008/03/20 1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에는 지역문제 말고도 이 사회의 온갖 왜곡을 불러일으킨 일제 강점기와 그때 배불리 잘 먹고 잘 산(그것도 나라를 팔아먹으면서) 사람들에 대한 문제제기를 터부시하고(외국인이 독일인에게 나치 문제를 거론하는 것과 동급 취급하면서 말이죠... 우리는 우리나라 내부의 친일파를 청산하자는 건데 그것과는 경우가 다르죠...) 새 시대가 열렸고 세계적 추세가 민족을 중요시하지 않으니 우리도 싹 다 잊어버리자는 내용의 만화를 X앙일보에 게재한 유명한 만화가님도 계시죠...

    • BlogIcon Rainyvale 2008/03/21 2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도는 다르지만 차별 문제라는 공통점에서 미국의 인종문제에서 우리의 지역문제가 떠올랐던 거구요. 사학도님이 역사문제 언급하셨듯이, 우리가 정면으로 맞서야 할 문제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2. HLee 2008/03/21 16: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씀하신 부조리들 정도는 다를지라도 수년째 미국에서 겪고 있고, 보스턴에 오니 그게 더 심하단 생각들어요 (가장 진보적이면서도 가장 보수적인 이중적인 주가 메사츄세스라네요) 우리나라의 정황이 개판이더라도, 그건 나라 사랑때문에 더 잘 보이는 것이고, 사람사는 어디든 근거없는 약자와 강자가 나뉘는 듯해요. 대신 미국은 우리보다 배우는 속도와 합리성이 역사가 짧아서 그런지 빠른듯 하고, 우리처럼 쌈박질과 남비하 잘하는 사람보다는 문제 인식을 근거해서 비판을 하는 능력있는 사람들이 선호되는 곳이기에 오바마같은 이가 흰집에 사무실을 두기 위해 애도 쓸수 있고요. 그리고, 이네들을 시행 착오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정립하는데 애쓴 반면, 우리네는 물고기 머리들을 달고 사는 듯해요.

    정치를 잘 모르고, 큰 그림을 모르지만, 오바마의 2004년 후보추천대회의 연설 일부를 듣다가 감동받아서, 그 연설을 다시 들어볼까 하고 뒤적이다 아래 같은 싸이트를 찾았어요. 20세기의 멋진 speech들이 있답니다. http://www.americanrhetoric.com/ 여기있는 것 몇개 듣다가, 오바마의 2004년 연설 들어야 겠다는 걸 까먹었는데, 여기에, 최근에 회자된 연설이 올라와 있네요. 고맙습니다. 미사여구가 아니라 공감이 가게 말을 할 줄 아는 멋진 사람이예요 (반면 왜 우리나라 대통령들과 후보들을 왜 말들을 어눌하게 하는지...답답해요, 근데 공천받고 하는 것 보면 신기해요) 아, 얼마전에 나이베리아 대통령 이야기를 PBS에서 봤는데, 대통령은 그던 그녀던 합리적이고 사람을 아우를줄 알고 강인해야겠더라구요. 대통령이 갖춰야 할 요건에 엄마같은 포근함덕에 아주 멋진 대통령이었지요.

    횡설수설하고 갑니다....

    • BlogIcon Rainyvale 2008/03/21 2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 동부가 진보적인 듯 하면서도 그런면에선 참 보수적이라 하더만.

      우리나라에선 말 잘 하면 "말만 번지르르 잘한다"라고 하지. -.-;; 말이라도 잘 해야 하는데 말이지... 정치라는 걸 상감마마가 알아서 백성을 헤아려 주는 것이라 생각하는 마인드가 팽배해 있다 보니, 말을 통한 의사소통과 여론형성을 무시하는 것 같아. 의견을 나누고 모으면서 같이 뭔가 해보자라기보다는 알아서 잘 살게 해 주세요 하는, 시혜를 바라는 분위기...

      저 싸이트랑 그 PBS 찾아서 한 번 봐야겠네... 고마워.

  3. HLee 2008/06/16 22: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바마의 책 권하고 갑니다. the audacity of hope. 이미 읽으셨을 수도 있지만...사실, 전 오디오 북을 빌려 듣기 시작했는데, 요약본이긴 하지만, 오바마가 직접 나레이션을 해서 듣기가 좋네요. 100%완벽할 수 없지만, 세상을 보는 눈, 사람을 아우르는 힘, 정치를 하기 위해, 혹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서민들의 삶을 진보시키려는 자연스런 열정 (시장에서 국밥 먹는다고 서민을 이해하는 건 아니죠! 뭐, 이런면에선 오바마도 비판을 받긴 했지만, 아직 젊은 사람이라 그런 듯. 중요한 건 제가 들은 한시간 분량까지는 사람들에게 다가서려는 진솔한 노력과 말솜씨에...참 멋진 사람이란 생각)이 느껴지면서, 책을 권하고 싶어졌어요.

    사실, 전 힐러리가 공천되길 바랬습니다. 아직, 미국 사회가 흑인이면서 젊은 오바마에게 공화당 대신 민주당의 승리를 안겨줄만큼 열린 나라같지가 않았거든요. 여자에게 열려있다는 생각도 안했지만, 힐러리는 대신 경륜이 있다고 믿었어요. 여하튼, 출퇴근시 짬짬히 오디오북 빌려서 들어보세요. 강추!!!

    • BlogIcon Rainyvale 2008/06/19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에 돌아가면 한 번 읽어봐야겠네.

      힐러리나 오바마나 미국에서 가장 단단한 유리천장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니...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팍스 같은 꼴통 언론들에서 미셸 오바마에게 교묘한 수사법을 통해 물고 늘어지는 것 보면 좀 짜증난다는... 미셸이 바락 뒤의 엄마 같은 존재인데 미셸은 비애국적이고 인종적 편견이 있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싶어하더군. 바락은 흑인이긴 해도 백인 피가 섞이고 인터내셔널이니까 어떻게 인종적으로 직접적으로 공격하긴 어려워 하는 것 같고, 미셸은 시카고 남부 흑인 동네 출신의 전형적인 흑인 백그라운드이다 보니 더 만만하게 공격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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