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횡설수설2008/09/17 16:41

나는 지금 박사과정 공부중인 아내를 돌보는(?) '학부모'(?)로서
아내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지 가끔씩 점검해보곤 한다. ^^
지금의 학교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는데,
특히 최근 어떤 웹사이트를 보고 난 반작용으로(!)
아내가 비교적 정상적인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안도감이 더욱더 커지고 있다.

UCLA Bruin Alumni Association (UCLA 곰댕이 동창회)이라는 단체가 있다.
명칭은 다분히 공식적인 UCLA동창회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다.
극우 꼴통들이 모여서 동창이랍시고 학교의 교수들의 학문적 자유를 검열하려 하는 단체이면서도
마치 UCLA의 졸업생들의 대표들인 느낌을 주는, 정치 중립적인 이름을 주는 이름을 골랐을 뿐이다.
(UCLA공식 동창회는 UCLA Alumni Association이다.)
원래 꼴통 보수들이 그렇다. 자기네들은 모든 것을 다 이념적으로 판단하면서
남들더러 사회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빠져서는 안 되네 어쩌네 주절대면서
자기네는 전혀 이념적이지 않은 듯 착각하고 포장한다.
회장은 UCLA 공화당원 모임의 회장을 역임했던 사람이니 할 말 다 했다.

그런 꼴통 단체에서 가장 타겟으로 삼고 있는 단과대학이 교육대학원이다.
다양성(diversity)나 교육의 계급적 불균등 문제 등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다 보니
자기네들의 정치적 입맛에 영 맞지 않았던 모양인지
홈페이지 대문에 아주 대놓고 교육대학원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래 스크린샷 참조)

사용자 삽입 이미지

The most ridiculus


UCLA에서 자기네 입맛에 가장 안 맞는 교수들 30명의 리스트를 만드는 등
(그 리스트에는 아내가 수업 들었던 교수들도 몇 있다. 한국계 법학과 교수도 끼어 있고.)
연구와 교육과 사상을 자기네 이데올로기에만 맞추려 든다.
그러면서도 웃기는 것이 자신들의 그 리스트를 가리켜
"The fight for academic freedom at UCLA"라고 부른다.
누가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지?
그 몇 안되는 교수들이 학문의 흐름을 주도(?)해서 그렇다고? 그게 억압이라고?
그게 억압이니까 그 교수들을 손발 묶고 입에 재갈 물려야 한다고?
자기네들이 억압하면서도 자기네들이 억압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피해의식이 정말 웃기다.
(이런 식의 문제제기와 캠페인이 그냥 이 소그룹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공화당에서 예전에 제기된 적도 있었으니 그냥 웃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설사 피해의식이 아니라 실상이 그러하다 가정하더라도
자기네들의 그 잘난 '자유방임'의 도그마를 왜 학문세계에는 적용할 생각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
자기네들의 자유주의 신앙에 따르자면
학문시장에서의 자유방임,자유경쟁 끝에 살아남는 이론이 대부분 리버럴한 것이라면 리버럴한 이론이 좋은 거 아니냐?

이런 웃기는 짬뽕들이 (아, 짬뽕들아 미안하다. 다음엔 짜장이라 해 주마.)
"UCLA 교육대학원은 우리네 입맛에 안맞아"라며 선언해 주니
나는 그것을 "UCLA 교육대학원은 아주 제대로 가고 있어"라고 해석하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일보가 말하면 그 반대로만 생각하면 정답이고
쥐박이가 말하면 그 반대로만 생각하면 정답인 것처럼 말이다.
(통신이론의 간단한 예이다. 100%오류인 채널은 오류가 없는 채널과 정보전달용량이 똑같다! ^^)
 
사실은, UCLA교육대학원이 그렇게 '비주류' 중심이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UCLA교육대학원은 펀딩 사정이 다른 최상위권 대학들과 비교해서도 훨씬 심하게 좋은 편인데
만일 비주류 중심이었다면 펀딩 사정과 랭킹이 그렇게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다.
'주류'와 비판적 교육학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었거나
주류에 비판적 교육학이 곁들여져 있다거나 하는 정도인데
걔네들은 그러한 학문생태계의 다양성을 그냥 보아 못 넘기는 것이다.

꼴통 보수들은 어째서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양성과 자유를 존중하지 못하고
억압하는 자가 자신이 오히려 업악당한다고 피해망상증에 시달리는지
정말 참 답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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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yv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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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흠.. 정말 이름만 들어서는 건전한 동창회 같군요.
    덕분에 좋은 것 하나 배우고 갑니다.

    2008/09/26 12:21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