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횡설수설2009/01/09 12:57

#if 0

2009/01/09 - 미네르바가 유죄인 이유 에 이어서...

떡검의 공명정대하신 '허위사실 유포' 적발을 보고 겁먹은 rainyvale군. ^^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 보다.

떡검이 미네르바의 죄목을 '허위사실 유포'라 했단다. 걔네들에게는 어떤 허위사실이냐, 보다 정확히 말하면 걔네들에게 유리한 허위사실이냐 불리한 허위사실이냐가 중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이 아무도 모르게 전재산의 90%를 이미 어떤 복지재단에 기부했다더라"라든지 "미국과 한국이 무제한 통화스왑을 하기로 이미 협정을 맺어 놓았고 발표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라든지 이런 허위사실이면 상관없겠지.

게다가, 따지고 보면 허위사실이라 보기도 애매하다. 언론들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가 외환거래에 대해 '협조요청'을 한 건 사실이라고 시인했쟎냐.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런 시국에 그런 요청을 안 했다면 그거야말로 무능력한 거 아닌가?) 그게 문서가 아니라 구두였을 뿐... 검찰 주장은 미네르바가 "정부가 구두로 협조요청을 했다"라고 얘기했다면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라 처벌 못했을 거라는 얘기나 다름없는데, 그렇게 얘기했다고 해서 결과와 사회적 파장이 뭐가 달라졌겠나?

그러니까 검찰의 '허위사실 유포'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건 그냥 구실인 것이다. 저쪽 편 애들은 무조건 어떤 식으로라든 붙잡아 조져 놓겠다는 선언이지.
비유하자면 이런 거다. 어떤 사람이 술집에서 리만 브러더스의 경제 실정을 실컷 욕해줬더니 사람들이 호응을 많이 했다. 경찰을 24시간 3교대로 감시를 붙여서 이 사람을 따라붙게 했다. 길을 걷다가 침 한 번 뱉었더니 재깍 벌금 물리고 동네방네에다가 길에 침뱉는 무식하고 교양없는 사람 이라고 알린다. 세상에 맘먹고 덤벼서 안 걸려 들 사람 어디 있겠냐.

그러니까 rainyvale군처럼 소심한 블로거는 자기방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둬야 할 것이다. 그것이 검찰의 이번 닭짓이 우리 사회에 던져준 메시지니까. 그래서 생각해 본 방법들이 다음과 같다...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마라. 최대한 두리뭉실하게 얘기해라. 이번 미네르바 건에서 알 수 있는 것이 딱 그런 거다. 괜히 공문서 얘길 해서 꼬투리 잡힌 거쟎냐. 너무 구체적인 것은 빼라. 예를 들어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에 노출되어 있어 위험하다"는 주장은 떡검으로부터 안전하다. 세상 어떤 소도 100% 광우병으로부터 보호받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괜히 "유전자형이 MM형이면 어쩌고 저쩌고" 하고 근거를 덧붙이면, 설사 전체 주장의 대부분이 옳다 하더라도 그 세부사항이 나중에 오류로 밝혀진다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할 수 있다. PD수첩이 요새 떡검에게 시달리고 있는 이유도 비슷하다. [각주:1]

더 안전하게 주장하려면 현재형으로 말하지 말고 예측형으로 말하라.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면 (언젠가는) 광우병이 창궐할 수도 있다." 정도로 말이다. 이런 주장은 아직 광우병이 발병하지 않았다고 해도 허위사실이 아니다. 아직은 그 "언젠가"가 아닐 뿐이다. (이게 종교에서 많이 쓰는 방식이지.) 게다가 "~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예측했을 뿐이다. "주가가 3천을 갈 것이다"는 아무 제재를 안 받쟎냐. 생쥐의 저런 행각들을 벤치마킹해야한다. (주의: 아무나 흉내냈다간 큰 일 난다. 달리 떡/검/이 아니다.)

검찰의 공격을 막는 또 한가지 방법은 글을 쓸 때는 "p-> q"에서 p가 거짓이면 이 명제는 무조건 참이라는 것을 이용해라. 예를 들어 "만일 이명박이 정말 생쥐가 맞다면 나는 아래 내용이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적어 놓고서 자기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것이다.

한가지 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더라도 공익을 해칠 목적이 없다면 범죄가 성립이 안된다. 그러니까, 포스팅 앞에다 한마디 적어놓아라. "저는 우리 경제가 빨리 살아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적습니다."라고...

(2009/1/11 11pm PST 추가) 또 한가지 더. "~라고 생각한다"라고 쓰고... 마지막에 "주어는 없다"라고 덧붙이면 될 듯. 나경원 의원이 와서 도와 주겠지...

ㅋㅋㅋㅋ


PS.
(2009.1.11 PST 추가)
"입바른 소리 하기" 컴플렉스에 사로잡힌 상당수 사람들은 "아뭏든 걔가 거짓말 한 건 맞쟎냐", "저런 애 믿은 건 바보들"이라며 현시국에 어울리지 않는 입바른 소리로 착한척, 고고한 척 하기 시작하고 있다. 사실, 미네르바의 글들은 미국에서 유명 블로그들을 읽거나 FT, WSJ, Bloomberg 등을 열심히 읽은 사람들은 별반 새로울 게 없는 얘기들일 것이다. 자신의 배경이나 몇몇 세부 사항은 뻥튀기하거나 창작한 것들도 있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을 잡아 넣는 게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미네르바에 동의하건 안 하건 높게 평가하건 찌질이로 평가하건간에 그사람을 잡아 가둔 건 정말 웃기는 짓이다. 게다가 일반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검찰의 역사가 이런 정치적 분위기 풀풀 풍기는 사건에서 쉽게 검찰에 믿음을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쟎냐. 이번 사건만 해도 애초에 검찰은 "지난해 말 한 월간지와 인터뷰를 했는지는 수사 대상이 아니다"  라고 했다가 번복하고 있던데, 냄새 폴폴 풍기쟎아...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입바른 소리" 하는 사람들은 딱 수준이 공영방송을 지킨답시고 정 사장 쫓겨난 것을 방관한 작년도 KBS노조가 가져온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듯.

PS2.
(2009.1.15 PST 추가)
트랙백 보내주신 하민혁 님께 감사드리며 (의견에 동의하냐 안 하냐를 떠나서 블로깅의 성실함과 개방성 측면에서 정말 본받을만한 분이시다), 그 중 "미네르바 구속적부심 기각, 당연한 결과다" 에 대해 내가 댓글로 남긴 평을 여기에 옮긴다. 검찰의 기소까지는 원래 떡검의 유구한 전통을 알기 때문에 봐줄만 한데, 구속영장 발부와 구속적부심 기각까지 되니 참 웃긴다. 라고 쓰려다 보니 우리 법원의 유구한 전통도 참 기억해 줄만 하다는 것이 상기되었다.
원래 거짓말을 덮기 위해서는 또다른 거짓말을 하게 되고, 닭짓을 덮기 위해서는 또다른 닭짓을 하게 되는 법이죠. 법원이 지난번 구속영장발부라는 닭짓이 정말 닭짓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하려면 뭔가 그럴듯한 구실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변호인단이 그걸 제대로 못했었기 때문에 법원이 또다른 닭짓으로 지난번 닭짓을 덮는게 낫겠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라는 요지의 글이라 생각하면 되겠죠.


#endif


  1. 단, 이런 식으로 사회 분위기가 흘러가면 그 사회는 별 볼 일 없는 사회로 조만간 전락한다. 적어도 요즘에는, 세부적인 것들에까지 신경쓰는 정도와 그 나라의 경제력은 상당한 연관성이 있으니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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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ainyv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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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네르바 구속적부심 기각, 당연한 결과다  삭제

    2009/01/15 10:44TRACKBACK FROM 하민혁의 통신보안

    미네르바의 구속적부심이 기각되었다고 합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법원은 우선 "박씨의 글 내용을 볼 때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 글을 올린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같은 바탕 위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박씨가 객관적인 통신사실 외에 다른 범죄구성요건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을 한 거구요 이같은 판단을 한 데는 변호인단의 헛발질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합니다 법원은 "변호인단이...

  2. 이외수의 궤변, 미네르바의 진실 유포죄?  삭제

    2009/01/15 10:44TRACKBACK FROM 하민혁의 통신보안

    미네르바 사태에 대해 소설가 이외수가 독설을 날렸다고 합니다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칼럼을 통해 "미네르바의 죄목은 허위 사실 유포죄가 아니라 진실 유포죄라고 해야 맞는 것 아니냐"고 했다는 건데요 이를 두고 일부 기자와 네티즌이 '촌철살인'이라며 아주 환호해마지 않는 모습입니다 한마디로 해괴한 일입니다 "허위 사실 유포 자체가 죄라면 인터넷에 글 쓰는 사람 가운데 잡혀갈 사람 수두룩하다. 63빌딩에서 마징가제트가 나오고 국회 의사당 지붕에서 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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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리뭉실하게 써야하는군요. ㅋㅋ

    ex) 리만이 하는 짓들을 보면 나라를 말아먹을 가능성이 농후해보이지만 말아먹지 않을 수도 있을 가능성은 조금이라도 존재한다고 볼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한것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기는 해도 로또와 같은 확률도 당첨되는 것을 보았을때 말아먹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확률이 적어보이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다.

    2009/01/09 17:54 [ ADDR : EDIT/ DEL : REPLY ]
    • 너무 두리뭉실하면 독자들에게 의미 전달이 잘 안 되니까요... 내공을 쌓아야죠. ^^

      2009/01/10 13:25 [ ADDR : EDIT/ DEL ]
  2. 저는 허위사실 유포죄 자체만으로 처벌하는 것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견해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이 옳다면 굳이 허위사실 유포죄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32356.html

    2009/01/10 06:22 [ ADDR : EDIT/ DEL : REPLY ]
    • 헌법보다 실정법이 더 가깝고 법보다 주먹(공권력)이 더 가깝쟎습니까? 원래 쟤네들은 조폭들이니...

      2009/01/10 13:26 [ ADDR : EDIT/ DEL ]
  3. 두리뭉실 ..
    한참 웃었네요.. 지금부터 두리뭉실에 대해 열심히 봐야겠어요..

    2009/01/09 20:00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개인적으로 두리뭉실보다는 나머지 수단들이 더 매력적인 것 같아요. 의미전달이 더 잘 되니까요. 그래서 이 포스팅도 #if #endif를 응용했다는... ㅋㅋ

      2009/01/10 13:27 [ ADDR : EDIT/ DEL ]
  4. 이 사건 이후로 보고서를 쓰거나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예측은 예측일 뿐"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 국어에서도 현재, 미래, 과거 시제가 문"법"적으로 중요해 질 듯 하네요.

    2009/01/11 20:47 [ ADDR : EDIT/ DEL : REPLY ]
    • 예측은 괜챦다니까 굳이 그런 꼬리표는 필요없을 것 같은데요... 경제에 이어 법률공부도 찐하게 해야 하는 것 같아요.

      2009/01/11 23:11 [ ADDR : EDIT/ DEL ]
  5. 하고싶은 말 맘껏 하세요 잡혀가는 일 없을 겁니다 만일 잡혀간다면? 님께 그런 일이 일어날 리는 없겠지만 혹여 꿈속에서라도 그런 일 일어나거들랑은 연락 주세요 제가 대신 들어가드리겠습니다 기꺼이

    2009/01/15 10:47 [ ADDR : EDIT/ DEL : REPLY ]
    • 호의는 감사합니다만, 저 같은 찌질이 블로거까지 시비거는 막장이 된다면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게 낫겠죠.

      저도 어지간하면 걔네들을 믿어주고 싶은데, 선거법의 경우도 설마설마 하다가 당한 경우도 많고 (http://rainyvale.puppynbunny.com/187 참고), 이삼십명 남짓한 OB모임 게시판에다 xxx가 싫다고 글 올렸다가 경찰 조사 받았던 선배도 있고, 요새는 노란풍선 가지고 길거리를 걷기만 해도 위험한 물건을 소지했다고 경찰들이 달려든다니... 그런 류의 귀챦은 일이 저나 어떤 블로거에게라도 안 생길 거라 안심하기는 좀 힘드네요. (하민혁 님처럼 비판보다는 '비판자' 비판에 더 열심이신 분은 아마 안심하셔도 되겠죠. 부러워요. ^^) 게다가 외국에 살고 있는데 한국에서 오라 가라 하면 정말 귀챦쟎아요. 만일 조사받으라 한다면 어차피 골탕먹이는 게 목적일 터이니 걔네들이 말귀가 통하는 애들도 아니고...

      그나저나 대한민국의 법체계에서 누군대신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얘기를 여기에 '공연히' 하시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되는 듯 합니다만... ^^

      2009/01/15 15:10 [ ADDR : EDIT/ DEL ]
    • 어~ 엄청 뻘쭘하누만요 삐딱하게 한마디 던지면 머라머라 막 방방 뛰어야 댓글 단 맛이 나는데 이래 점잖게 답을 해버리면 내만 이상한 넘 되어버리잖어요 거참

      말씀 잘 들었습니다 꾸벅~
      (이렇게라도 하고 가면 조금은 덜 뻘쭘하겠지..요.. -_-)

      2009/01/17 11:08 [ ADDR : EDIT/ DEL ]
    • 하민혁 님처럼 실명을 걸고 글쓰시는 분들에게는 일단 존경을 표하고, 진지하게 듣고, 어지간하면 접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이 찌질이 익명 블로거의 생각이라서요... ^^ 가끔 가다가 "지나가다" 님이라든지 하는 익명의 댓글이 삐딱하게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저도 '방방 뜁니다.' ㅋㅋㅋ

      2009/01/16 19:58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