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바마가 공립학교 5천개를 "폐쇄후 재개교(turn around)"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 장관 Duncan의 발언 내용은
http://www.brookings.edu/~/media/Files/events/2009/0511_duncan/20090511_education.pdf
미국 언론의 보도 내용은...
Obama wants to turn around 5,000 failing schools - The Associated Press
Obama's goal is to turn around 5,000 schools - SFGate
2.
언제나 어떤 이슈이거나 마찬가지이지만, 이번에도 역시
자신의 입맛에만 맞는 부분만 뽑아내서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복속시키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목소리 높이는 보수언론들.
오바마의 교육개혁을 본받아 교원평가제,성과급 등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헤럴드경제의 사설은 오바마의 계획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하면서
이를 학교/학생/교사의 경쟁 강화를 위한 논거로 활용한다.
이에 대해 이정환 님은 오바마 교육개혁, 사실은 이렇다. 라는 글로 반박한다.[사설] 전교조는 오바마 교육개혁 배우라 - 헤럴드경제
전략...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줄곧 “교육 살리는 데 진보와 보수구분은 없다”며 강도 높은 교육 개혁을 강조해왔다. 지난주엔 이와 관련한 2010년도 예산안도 확정했다. 교사 성과급펀드를 기존9700만달러에서 7억1700만달러로 크게 늘렸다. 특히 향후 5년간 성적 부진 하위 5%인 5000개 공립학교 폐쇄를결정했다. 무려 50억달러를 들여 해당 학교 교사 전원을 퇴출시키고 경쟁력 있는 교장과 교사를 새로 뽑는다는 것이다. 뚜벅뚜벅나아가는 미 민주당 정부 교육 개혁을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후략
모두 일면의 진실들이다.
3.
오바마의 교육정책은 애초에 민주당의 전통적인 노선과는 좀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Politico의 기사 Obama takes on teachers' unions 를 참고해 보면,
교사들은 민주당 내에서 매우 강력한 지지세력으로 자리잡고 있어서
2004년 전국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10분의 1이 교사들이었을 정도이다.
하지만, 애초에 오바마의 교육정책은 교사들의 책임(accountability)를 강조하면서
교사의 정년(tenure) 조정와 성과급에 대해 우호적이라는 면에서는
전통적인 민주당의 교육정책과는 좀 차이가 있으며 교원노조와도 의견대립이 있으며
그러한 면에서 "당파를 초월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흥미있는 것은 그의 이러한 기본관점은 드라마 "웨스트윙"에서도 등장한 적이 있다.
2009/02/23 - 미드 '웨스트윙'은 어떻게 2008년 대선을 예측할 수 있었는가? 에서 얘기한대로
이 드라마에 나오는 대선후보 산토스는 오바마를 모델로 했는데,
산토스는 교사들의 정년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 때문에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 중 하나인 교사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다가
현직대통령 Bartlett이 막후에서 개입한 덕에 뉴욕 교원 노조의 지지를 이끌어 냄으로서 대선후보로 선출된다.
( Matt Santos - Wikipedia 참고 )
"웨스트윙"은 그의 이번 발표가 몇년 전부터 그가 일관되게 가져왔던 입장이라는 간접증거인 셈이다. ^^
따라서 우리나라 보수언론들이 오바마의 교육정책 중 성과급과 교원평가제에 대한 부분을 본받자고
소리높이는 것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
4.
하지만, 그것은 부분적인 사실일 뿐
1.에 링크된 글들을 잘 읽어보면 큰 그림은 그들의 주장과는 거리가 좀 있다.
우리 보수언론들은 오바마의 계획이 마치
경쟁에서 뒤쳐진 학교/교사/학생에 대해 채찍을 가하겠다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으나,
사실은 현재 뒤쳐져 있는 학교들에 대해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현재 뒤쳐져 있는 학교들", 즉 지원대상이 되는 학교들의 선정기준은
대학입시성적이나 SAT점수나 일제고사 점수가 아니라
중퇴생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학교들이다.
미국 교육부의 통계에 의하면, 미국의 중퇴율은 2006년 기준으로 9.3%에 달하는데
인종별로 격차가 있어서 히스패닉 계열에서는 무려 22%에 달한다.
타임지에서도 Dropout Nation 이라는 특집기사를 내보낸 적도 있다.
중퇴학생들 중에서 범죄의 길에 빠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것은 단지 교육격차, 소득격차의 차원뿐만이 아니라 사회 안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중퇴생들의 약 50%가 이번에 자금을 쏟아부을 5000개의 학교에 포함된 2000개의 학교에서 나오고 있으니
이들에게 집중 지원을 해서 중퇴생들을 줄여 보겠다는 것이 이번 개혁안의 목표이다.
이를 위해, '타이틀 1' 예산 30억불을 저런 학교들에 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고,
우수한 교사들을 최하위권 학교에서 일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실력이 부족한 교사를 재교육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구상이 포함된다.
5.
이렇듯, 이번 계획의 핵심은 경쟁이 아니라 지원이다.
경쟁에서 우월함을 증명한 상위권 학교들에게 그 수월성에 대한 보상을 해 주는 것이 아니라
경쟁에서 뒤쳐진 하위권 학교들에게 지원을 해 줌으로써 다시 도약할 기회를 주는 것이며
그 학교들의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을 받고 끝까지 공부를 마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성과급이라는 것도
우리가 보통 이해하듯이 "공부 잘하는 학교의 선생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교사를 낙후된 학교에서 근무시키기 위해 유인책으로 주는 것이다.
교원들의 정년제도를 무조건 손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지원된 돈이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기존의 관리직,교사들 중 열의가 없는 사람을
성과급 등으로 유인해 온 우수한 교사들과 교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학교 일단 폐쇄라는 방법으로 교원들의 정년 보장 의무를 피해가는 것일 뿐이다.
즉, 성과급, 학교 폐쇄 후 재개교 (폐쇄가 아니다), 교사 정년 조정 등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며,
경쟁을 촉진시키고 하위권 학교에 대한 처벌을 위한 수단이라기 보다는
하위권 학교 지원을 위한 수단인 것이다.
심지어는 부시 정권이 추진했던 No Child Left Behind (NCLB, Wikipedia 소개글 )에서도
일제고사라는 '경쟁' 촉진장치 (절대평가이니 사실은 경쟁도 아니다.)를 도입하긴 했지만
부진학교들의 폐교 전에 지원책을 먼저 제공하는 '지원'의 철학이 녹아있다.
일제고사를 실시하고 계속 부진한 학교들은 퇴출시킨다고 되어 있긴 하지만,
부진한 학교를 퇴출시키기 전에 (실제로 퇴출된 학교는 사실은 거의 없다. ^^)
몇년동안은 일단 타이틀 I 자금을 학교에 지원해서
극빈층 학생에게는 과외지도를 제공한다든지 하는 지원책들이 제공하였고,
그러한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면 학교를 폐쇄한다는 정책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고사"의 정당성을 빌려오기 위한 논거로 쓰였을 뿐
일제고사에서 부진한 학교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 언급안했던 전례가 있었다.
우리가 부시나 오바마의 정책을 본받으려면
일제고사, 정년제 손질, 성과급 등의 정책 수단만을 본받을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의 목적과 철학을 본받고
경쟁 뿐만 아니라 낙후된 학교에 대한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함께 본받아야 할 것이다.
일제고사 봐서 "그래, 너네 학교가 1등이니 성과급 더 주마"
"너네 학교는 왜 그렇게 못 하냐? 너네는 다 감봉에 해고다" 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너네 학교가 성적이 별로이니 지원을 더 해 줘야겠구나.
일단 좋은 선생이 필요할 터이니 성과급을 약속하고 데려 오너라.
성과급에 필요한 돈은 정부에서 주마"
라고 하는 것이 제대로 배우는 것이다.
6.
몇가지 사족을 달자면...
첫째, 오바마가 한국 교육에 대해서 "본받자" 어쩌고 저쩌고 하는거 별로 믿을 게 못된다.
오바마는 한국과 일본을 본받아 하이브리드 차 등의 신기술 개발이 어쩌고 저쩌고 했던 사람이다.
이 사람은 한국에 대해서 제대로 잘 모른다. ^^
둘째, 오바마의 이번 계획은 경쟁이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지역과 학교들이 타겟이다.
우리 나라는 경쟁이 거의 전국에서 아주 심한 나라이다.
그대로 가져다 본받을 만한 정책은 아닐것이다.
셋째, 내 경험을 성급하게 일반화하자면 ^^
교장,교감 등 관리직들 중에서 인품이 좋은 분 별로 못 봤다.
관리직들의 평가가 교사 평가의 주된 방식이라면 신빙성이 별로 없을 것이다.
또, 전교조 교사들이 비전교조 교사들보다 능력과 열성이 뒤떨어진다고 볼 근거가 전혀 없다.
(솔직히 내 경험으로는 그 반대다.)
언론에서는 전교조 조직률이 낮은 서울 강남이 일제고사 성적 높은 것은 전교조 씹으려 열심히 떠들어 대더만
전교조 조직률이 가장 높은 광주광역시가 수능 점수가 가장 높게 나왔을 때는 전교조와 연관 안 시키더라.
(아마 야간 자율학습 등의 비전교조적인 방식으로 수능점수 높였을 것이다. 그 동네는 옛날부터 원래 좀 그렇다. -.-;;)
넷째, 어떤 정책이건 다 마찬가지이지만
교사평가제나 성과급제 등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다를 것이다.
교사평가제를 전교조 와해를 위해서 활용하겠다는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한,
전교조 측과 원만한 합의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발아점:
오바마 교육 개혁 « 스튜디오 판타지아 2.0
오바마 교육개혁, 사실은 이렇다.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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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은 차치하고, LA 국제공항 인근에서 지진이 났다는데, 사는 집에 피해는 없었남? -_-;;;
2009/05/18 19:55 [ ADDR : EDIT/ DEL : REPLY ]무사해... 그런데, 이게 좀 무서운게 말야... 내가 며칠전에 엘에이 외곽에서 공항에서 가까운 동네로 이사했거던. 그런데 이번 지진의 진앙이 공항 바로 옆이더군. 예전에는 거리가 40마일 정도, 지금은 약 8마일 정도. 정말 재앙이 나를 따라 다니는 걸까? -.-;;
2009/05/19 18:50 [ ADDR : EDIT/ DEL ]I remember your post about an empirical temporal model of delays (correlation) in your visits and natural disasters (I assumed locations are Poisson random but not any more. It's somewhat localized, right?). We should seriously model your whereabouts and past statistically for the sake of other people. However, I believe your junior brings luck so that you won't get hurt. He built a safe boundary of not converging to zero around you and your family.

2009/05/21 09:25 [ ADDR : EDIT/ DEL : REPLY ]Anyway, external factors and policies affect raising a child scares me. I hope that those reforms work out and your junior lives in better environment, better than ours. Otherwise, you'd better make lots of money to send him private schools.
http://rainyvale.puppynbunny.com/search/rainyvale%20%EA%B4%B4%EB%8B%B4 이거 말하는 거야?
2009/05/22 21:36 [ ADDR : EDIT/ DEL ]그게. 정말 미국은 학교 시스템에 문제가 많은거 같아요. 이제껏 공립학교 수준차 이런거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애가 생기니깐 관심이 저절로 생겨서 알아봤더니 여기 사우쓰 베이에도 학교별로 수준차가 천차 만별이예요. 특히나 멕시칸이 많은 동네는 부모들이 바빠서 애들 학교에 관심을 못 가져주니깐 애들은 학교 과제 이런거에 별 신경을 못 쓰고 애들이 잘 못 따라가니깐 학교에서 가르치는 수준을 애들에게 맞추다보니 어려운건 못 가르치나봐요. 반면에 학구열이 높은 동네는 한국이랑 별다른바가 없이 학교 끝나면 엑티비티 몇개씩 하는 애들은 엄청 바쁘고 과외도 하더라구요. 그것도 엄청 돈 많이 들여서..물론 다 그렇다는건 아니구요. 미국 공립 학교 정말 뭔가 바뀌긴 해야 한다고 봐요. 안그러면 격차가 안 커질수가 없잖아요.
2009/05/22 13:51 [ ADDR : EDIT/ DEL : REPLY ]저도 요새 점점 한국 일에는 관심이 시들해지고 미국 형편에 관심이 점점 늘고 있네요. ^^
2009/05/22 21:39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