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쥬니어2009/11/29 00:26
  1. 집앞 놀이터에는 지붕이 없는 장난감 집이 있는데 문턱이 좀 높다. 6개월 때 처음 그 집 안에 들여 놓으면서 '아마 못 나올 거야'라 예상했더니 예상을 가볍게 뒤엎고 기어서 빠져 나왔었다. 물론 문턱에서 앞으로 꽈당 넘어져서 약 0.5초간 '으앙~'하고 울었었다. 그러고 나서 4개월, 어제 다시 한 번 시도를 해 보았는데... 이제 10개월이 다 되어 가니 '이제 쉽게 나오겠지' 하고 예상했더니, 이게 웬 걸. 무서워서 못 나온다. 이제는 머리가 좀 굵어져서 겁이 더 많아진 거다. 벽에 손을 짚고 걸어서(?) 나오기에도 문턱이 다리 길이에 비해 너무 높고 엎드려서 나오기에도 팔 길이에 비해 너무 높아서 이렇게 저렇게 해 보다가 엉엉 울기 시작한다. 할 수 없이 내 손을 잡고 나오도록 도와 주었다. 

  2. 주니어가 이번 주말에 배운 단어 '비행기'. 집앞 놀이터에서 놀다가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유심히 쳐다 보며 손가락으로 가리키길래, '응, 저게 비행기야. 하늘을 나는 비행기' 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랬더니 집에 와서도 천장을 가리키며 '으응~'하는 거다. 그 후에는 '비행기 어디 있어?' 했더니 손가락으로 윗쪽을 가리키면서 고개도 살짝 쳐들며 올려다 보는 시늉을 한다.

  3. 엄마아빠의 서재에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주니어. 문만 열려 있으면 바퀴벌레가 전속력으로 기어가듯이 '끼야약' 하며 기어들어간다. 처음에는 컴퓨터와 케이블들에 관심이 가장 많았었고 그 다음엔 얼인원 프린터에서 '복사' 버튼을 눌러서 종이 나오는 것에 재미붙이더니 요새는 자기 그림책이 꽂혀 있는 책장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주니어가 좋아하는 물건들이 서재에 많아서 기회만 있으면 들어가려고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제부로 그 가설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엄마아빠가 쇼핑 다녀오느라 집을 거의 하루를 비워서 주니어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지냈는데, 하루 종일 서재 문을 열어 놓아도 주니어는 들어가 보려고 생각도 하지 않더란다. 그렇다면, 대체 어떨 때에 서재에 들어가는 건지 궁금하다는...

  4. 유전자의 힘은 정말 무서운 거다. 이제 겨우 10개월째이지만 아무리 봐도 우리 주니어는 몸으로 하는 건 좀 둔한 듯 싶다. 요새는 걷기 연습하는 것도 귀챦아 하는 것 같아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자동차로도 변신이 되는) 걷기 도우미 장난감을 사 주셨다. 처음에는 좀 시큰둥하더니 오늘은 좀 더 재미를 붙인 듯 하다. 아울러, 일어서서 놀려는 욕구가 갑자기 늘었다. 세발자전거 주변에 가면, 예전에는 앉아서 바퀴나 패달을 갖고 놀더니 오늘은 주로 일어서서 밀면서 논다.

  5. 자동차 장난감에 태우면 한 발을 들어서 차에서 내릴 줄 안다. 내 예상보다 너무 쉽게 해 버려서 재미가 없었다. 한 번은 내리려다가 안테나에 바지가 여러번 걸렸더니 엄청 짜증을 낸다. 짜증 내니 귀엽다. ㅎㅎㅎ

  6. 주니어를 안고 문 근처에 갔더니 문손잡이에 손을 뻗치려 하길래 손을 대게 해 주었더니 돌리려고 애를 쓴다. 손이 안 닿아서 그렇지 여태 엄마 아빠가 그렇게 하는 걸 관찰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갑자기 행동거지가 부담스러워졌다.

  7. 거짓 울음을 자주 우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어제오늘 가만 보니 '사회적인' 헛웃음을 웃을 줄 아는 것이다. 아빠가 괜히 한 번 큰 소리로 웃는 척 했더니 괜히 따라 웃는다. 정말 웃는 것이 아니고 웃는 척을 한다.

  8. 할머니가 하는 것은 다 따라 하려고 한다. 방바닥을 두드리는 것부터 해서 하이파이브 등등 하여간 시키는 건 어지간한 건 다 따라 하려 한다.

  9. 바닥에 앉으면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다. 항상 왼발을 위로 올린다. 오른발을 위로 올려 줘도 즉시 왼발 상위 자세로 고쳐 앉는다.















Posted by Rainyv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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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Lee

    재미있어요. 9번은 아빠랑 똑같은거죠? 6번에서 주니어의 총명함이... 예전 cliche중에 발명은 관찰력에서 이런 류가 있었던거 같은데.

    2009/11/29 19:47 [ ADDR : EDIT/ DEL : REPLY ]
    • 9번은 아빠와는 좀 달라. 아빠는 오른발을 위에 두는 편. 하여간 주니어는 왼손잡이일 가능성도 상당히 있어 보임.

      6번은, 내 생각엔 이맘때면 대부분 애들은 다 그럴듯.

      나는 가장 신기한 게 4번. 예상을 깨버리더라는... 아빠 엄마가 집에 있던 오늘은 다시 수시로 서재로 들어오더라는... 문을 닫아놓아도 문을 두들기더라는...

      2009/11/29 23:55 [ ADDR : EDIT/ DEL ]